알파벳 순서로 칵테일을 정리하다 보니 알렉산더(Alexander) 칵테일이 눈에 띄었고,
이 칵테일의 다양한 레시피를 찾다보니 국제 바텐더 협회 사이트(IBA)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IBA(International Bartenders Association)의 공식 칵테일 최신 업데이트가 2024년 상반기에 한번 있었다.
개인적으로 별로 공신력이 없다고 생각되어 이전까지는 자세히 본 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한번 죽 훑어 보니, 생각보다 리스트와 구성이 괜찮아져 있었다.
이 일을 하게된 초반에는 IBA의 리스트와 레시피에 의존하기도 했었다.
핸드폰으로 정보를 쉽게 검색하는 시대도 아니었고, 다양한 정보의 인프라가 구축된 상태가 아니었어서
칵테일의 레시피가 궁금할땐 IBA가 아닌 다른 정보는 접하기가 힘들었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약 15년간 디지털 디바이스와 인터넷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지금은 손가락 터치 몇번이면 전 세계의 칵테일 레시피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고
IBA레시피는 점점 나의 관심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그들은 그동안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어느 정도 납득되는 국제적인 표준을 제시해 놓았다.
일반인들이 칵테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때나 주니어 바텐더들이 공부를 시작할 때
괜찮은 기준이 될 수도 있을 거 같아서 IBA의 레시피를 전체적으로 다뤄보도록 하겠다.
알렉산더(Alexander)
IBA는 카테고리를 3가지로 나눠 놓았다.
The Unforgettables, Contemporary Classics, New Era Drinks
그중 'The Unforgettable'에서 알파벳 순서의 첫 번째인 알렉산더로 시작하려고 한다.
우유나 크림을 이용한 달콤한 칵테일은 현대에도 널리 쓰이고 인기가 많다.
특히나 유명한 깔루아 밀크나 베일리스 밀크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이 알렉산더 칵테일이야 말로 크림을 이용한 것 중에서 아주 오랜 전부터 내려온
근본 중의 근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공식 레시피를 먼저 살펴보면
30ml Cognac
30ml Creme de Cacao(Brown)
30ml Fresh Cream
코냑 베이스에 초콜릿 리큐르와 크림이 주 재료이며, 동량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외우기도 쉽다.
이렇게만 만들어도 맛있는 레시피이긴 하다. 깔루아밀크가 깔루아에 우유를 섞으면 되듯이.
IBA레시피는 정답이 아니라 가이드일 뿐이다. 얼마든지 용량을 변형해도 괜찮고 다른 재료를 섞어도 된다.
너무 틀을 벗어나지만 않으면 우리는 얼마든지 더 맛있고 나의 취향에 맞는 칵테일을 마실 수 있다.
위의 레시피를 토대로 알렉산더의 다양하게 변형된 스타일들을 알아보자.
1. 아마레토(Amaretto) 활용하기
가장 유명한 버전은 이탈리아산 리큐르 아마레토(Amaretto)를 이용한 것이다.
1970년대쯤 되면서 다양한 리큐르들이 공산품화 되면서 대량생산 되기 시작했는데
디사론노의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인지 아마레토가 유행하면서 여러 가지 칵테일에 쓰이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알렉산더 칵테일의 변형된 스타일에 일등 공신이 되었다.
코냑 초콜릿 크림 + '견과류의 뉘앙스'를 더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코냑과 아말렛의 적절한 배합이관건일 것이다.
동량으로 배합해도 괜찮고, 조금 어른스러운 맛을 원한다면 코냑 비율을 높이는 게 좋다.
아예 코냑 대신 아말렛으로 완전히 대체해도 괜찮긴 하지만 많이 달아지긴 할 것이다.
2. 초콜릿 파트 다르게 해 보기
오리지널 레시피는 브라운 카카오 리큐르로 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좀 더 코냑에 집중한 깔끔한 타입을 원한다면 화이트 카카오 리큐르로 해도 괜찮다.
또는 초콜릿에 더 개성을 드러내고 싶다면, 다른 브랜드의 초콜릿 리큐르를 사용해도 좋고
초콜릿의 풍미를 도와줄 수 있는 '플란젤리코' 같은 리큐르를 사용해도 맛있다.
리큐르가 아닌 그냥 초콜릿을 사용해도 괜찮지만 여기는 조금 어려운 영역이긴 하다.
초콜릿 파우더를 사용하거나, 긁어낸 컬(Curls)을 사용하거나, 가니쉬로 초콜릿을 제공하거나
초콜릿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3. 크림 파트 다르게 해 보기
크림이라는 재료가 조금 귀찮을 수도 있겠다.
설거지하기도 귀찮고, 유통기한도 짧고 상하기 쉬워 보관하기도 까다롭다.
현대에는 휘핑크림 잘 가공된 것이 유통기한도 넉넉하게 나오는 것도 있으니 잘 활용해 보고
휘핑크림도 힘들다면 그냥 우유를 사용해도 괜찮다.
우유를 사용하는 레시피는 결과물이 조금 묽게 나오지만 그만큼 가볍고 깔끔한 인상을 준다.
크림을 이용하면 아무리도 꾸덕하고 무거운 질감이다 보니 금방 물릴 수도 있다.
우유를 사용하는 것이 이 칵테일 레시피의 진입장벽을 한참 낮춰줄 것이다.
4. 다른 재료 활용하기
알렉산더를 주문하면 마지막에 칵테일 위에다가 뭔가를 뿌려주는 걸 많이 보게 된다.
보통은 넛맥이고, 만드는 사람 취향에 따라 초콜릿 파우더 일 수도 있고, 시나몬 일 수도 있다.
옛날 계란이나 크림을 사용하는 칵테일에 비린맛을 잡아줄 목적으로 쓰였다고 여겨지는데,
현대에는 재료의 유통 시스템이나, 냉장 시설이 잘 갖춰졌기 때문에 이제는 굳이 넛맥일 필요는 없다.
이 위에 뿌려지는 것을 다양하게 바꿔봐도 재미있다.
알렉산더 칵테일을 만들어 내면 결과물이 색깔이 아이보리색에 가깝다.
이 자체로는 포인트가 좀 약하기 때문에, 다른 색감을 추가해서 포인트를 줘 보자.
초콜릿 쉐이브나 파우더, 시나몬 파우더, 혹은 커피가루도 잘 어울린다.
바닐라를 인퓨징 한 설탕도 반짝반짝 재미있고, 코코넛칩은 입체감을 주기도 한다.
제빵에 쓰이는 딸기나 라즈베리를 말려서 가공한 크런치 타입을 써도 재미있다.
색깔에 포인트를 명확하게 줄 수 있고, 베리류의 과일과 초콜릿은 맛도 참 잘 어울린다.
초콜릿과 우유, 크림의 맛이 나는 디저트 타입의 칵테일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클래식한 알렉산더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칵테일'이라는 것의 형태가 겨우 잡히기 시작한 믹스 드링크 시대의 초창기인
1800년대 후반부터 이걸 만들어 마셨다고 전해지는데,
인간이 달콤한 맛을 추구하고 좋아하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 같다.
도수가 높고 술맛이 많이 나는 올드패션드나, 맨해튼, 사제락 등을 마시다가
중간에 쉬어가듯이 달달하게 마시는 것도 좋고,
식사를 마친 후에 디저트처럼 즐겨도 좋겠다.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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