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IBA 레시피는 'New Era Drinks' 파트에서 알파벳 순서로 첫 번째인
'바라쿠다(Barracuda)'라는 칵테일에 대해서 다뤄보려고 한다.
사실 조금 생소한 레시피이다. 이름도 거의 처음 들어보는 것 같았고, 한 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다.
재료 조합도 독특하다면 그렇다 할 수도 있겠다. 요즘 갈리아노(Galliano)를 그렇게 많이 쓰진 않으니까.
그러고 보니 이 칵테일을 포함하는 카테고리가 '새로운 시대의 드링크'이기 때문에 이상할 일도 아니긴 하다.
이 카테고리의 다른 칵테일을 살펴보면 '페니실린'이라던가 '페이퍼 플레인'등 아주 익숙한 것도 있지만
생소한 이름들도 몇몇 눈에 띈다. 약간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다.
이번 기회로 국제 바텐더 협회가 인정한 새로운 시대의 칵테일을 알아보면 좋겠다.
바라쿠다(Barracuda)의 레시피
절대로 어려운 조합은 아니지만 '갈리아노'라는 리큐르가 신경 쓰인다.
우리에게 익숙한 럼과 라임 그리고 파인애플의 조합에서 '갈리아노'의 특유의 매력이 더해진다.
Barracuda
45ml Gold Rum
15ml Galliano
60ml Fresh Pineapple Juice
1 dash Fresh Lime Juice
Top up with Prosecco
마지막에 넣는 프로세코를 제외한 나머지 재료를 전부 넣고 쉐이킹 해준다.
하이볼 글라스에 따라내고 프로세코로 마무리한다.
파인애플과 체리로 장식하고, 향을 더하고 싶으면 민트를 옵션으로 사용한다.
마지막에 따라내는 프로세코 때문에 좀 신경 쓰이긴 하지만
저렴한 까바나 스푸만테 등 스파클링 와인을 써도 괜찮겠다.
집에서 만들어 먹어야 한다면 굳이 스파클링와인보다는 탄산수나 토닉워터를 사용해도 괜찮겠고
업장에서도 로스가 걱정되긴 하겠지만 요즘 스파클링 들어가는 레시피가 많다 보니
아페롤 스프리츠나, 폰스타마티니, 미모사 이런 친구들과 같이 리스트업 해 놓으면
스파클링와인 털어내기에도 좋은 레시피가 될 것 같다.
럼 + 파인애플 + (*알파)의 공식을 따르는 칵테일 중 하나로 보면 재료 조합이 이해가 쉽다.
럼 + 파인애플 + (*코코넛) = '피나콜라다(Pina Colada)'가 되고
럼 + 파인애플 + (*아몬드시럽(오르쟈)) = '마이타이(Mai Tai)'가 되고
럼 + 파인애플 + (*블루 큐라소) = '블루하와이(Blue Hawaii)'가 된다.
특히 요즘 바 업계에서 크게 유행을 하고 있는 '호텔 나시오날(Hotel Nacional)'같은 경우를 보면
럼 + 파인애플 + *살구 의 조합을 따르고 있으니, 마셔본 이는 어느 정도 공식이 이해가 될 것이다.
바라쿠다는 럼 + 파인애플 + *갈리아노 의 공식을 따른다. 그렇다면 갈리아노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갈리아노(Galliano)
이탈리아에서 생산하는 여러 허브리큐어 중 하나로
특유의 황금빛 색상과, 복합적이고 다채로운 맛으로 잘 알려져 있다.
허브 + 스파이스 + 바닐라의 조합으로 특히 바닐라는 갈리아노의 달콤한 풍미를 결정하는 주요 캐릭터이다.
이 녀석의 맛 보다는 아마 보틀 디자인이 독특해서 많이들 기억할 것이다.
라벨 디자인과 폰트도 꽤 옛스러운 멋이 있고 영롱한 황금빛 술 색깔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게다가 이렇게나 혼자 튀는 디자인이라니!!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디자인이긴 하다.
바텐더 1~2년 차 주니어 시절에는 이 리큐르가 이상하게 맛이 없었다.
애초에 잘 사용하질 않아서 이미 향이 다 날아간 김 빠진 것을 내가 먹었을 수도 있고
지금은 익숙한 해외의 허브, 양초, 향신료의 향과 맛이 그때는 어색했을 것이다.
요즘 많이 쓰고 익숙한 몬테네그로, 아베르나, 샤르트뢰즈 같은 리큐르도
아마 그때 바텐더 초창기에 마셔봤더라면 '에이 퉤퉤!' 하면서 깔루아로 입가심했을 수도 있다.
하긴 그때는 캄파리도 으악! 너무 쓰다며 질색팔색을 했었는데 갈리아노는 오죽했을까.
한국에 너무 오랫동안 있던 리큐르이다 보니 구시대의 편견 때문에 빛을 못 보는 중인 게 분명하다.
갈리아노의 새로운 시대의 부흥을 기원하면서 갈리아노를 이용한 칵테일 몇 가지 알아보자
하비월뱅어(Harvey Wallbanger)
'벽을 두드리는 하비'라는 뜻의 칵테일로 이 칵테일을 먹고 취해서 벽을 두드리며 다닌다는데서 유래되었다.
그 하비라는 친구가 유명한 서퍼였는데, 그래서 바닷가에서 마시기에도 어울리는 칵테일이다.
무려 갈리아노 공식 홈페이지에도 등록된 레시피를 알아보자
Harvey Wallbanger
15ml Galliano
50ml Vodka
120ml Freshly Squeezed Orange Juice
보드카와 오렌지주스로 스크류 드라이버를 만들어 준 후에, 소량의 갈리아노를 플로팅 해준다.
갈리아노 플로팅이 음용성에 거슬린다면, 당연히도 완전히 섞어서 마셔도 괜찮다.
참 간단하고 재미없어 보이는 레시피지만, 그만큼 누구나 어디에서나 쉽게 만들기 좋고
갈리아노의 매력을 대놓고 드러내기에도 좋은 레시피이다.
시대를 풍미했던 레시피는 생각보다 쉽고 간단한 것이 많다.
이 간단한 갈리아노 레시피는 70년대~80년대 디스코드링크 시대에 아주 인기 있는 칵테일이었다.
요즘 한국에서도 서핑이 유행하고 있기도 하고, 특히 양양 같은 강원도 몇몇 지역은 서핑에 특화된 곳이 있던데
그런 곳에서 시그니처 음료로 이용되기에 적합하고 재미있는 칵테일 되겠다.
골든캐딜락 (Golden Cadillac)
알렉산더, 그래스호퍼와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디저트 칵테일이다.
1950년대 미국의 고급차의 상징인 '캐딜락(Cadillac)' 자동차 브랜드에서 유래되었고
'골든(Golden)'이라는 단어는 이 칵테일의 황금빛 색상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역시 갈리아노 공식 홈페이지에서의 골든캐딜락 레시피를 알아보면
Golden Cadillac
30ml Galliano
30ml Creme de Cacao Liqueur
30ml Cream
모든 재료를 넣고 잘 쉐이킹 해서 차갑게 칠링 한 쿠페 글라스에 따라낸다.
다크초콜릿이나 시나몬, 커피가루 등 좋아하는 재료를 위에 뿌려서 마무리한다.
카카오 리큐르는 화이트와 브라운 둘 다 어느 것을 사용해도 괜찮지만
갈리아노 홈페이지에서는 캐딜락의 황금빛과 경쟁하지 않으려면 화이트를 사용하길 권장하고 있다.
갈리아노 에스프레소 마티니 (Galliano Espresso Martini)
현시점 에스프레소마티니의 인기는 무서울 정도로 대단하다.
한 명이 주문하면 뒤이어 모두가 따라서 주문하게 되는 연쇄효과가 일어나는 대표적인 칵테일이다.
커피와 칵테일의 조합은 시대를 막론하고 어느 때나 시도되고 즐겨 마셨고,
예전에는 깔루아를 비롯한 커피 리큐르가 그 역할의 중심에 있었다.
심지어는 에스프레소마티니랍시고 에스프레소는 들어가지도 않고 커피리큐르 만을 사용해 만들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바텐더에게 크래프트맨쉽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요즘은
에스프레소 마티니에 에스프레소를 안 넣으면 사기꾼 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
갈리아노 홈페이지의 에스프레소 마티니 레시피를 살펴보자
Espresso Martini (Galliano Ver.)
30ml Galliano Espresso
30ml Vodka
30ml Espresso
10ml Simple Syrup
모든 재료를 쉐이커에 넣고 강하고 충분히 쉐이킹 해준후, 칠링 된 글라스에 따라낸다.
커피가루나 커피콩 3개를 장식해서 서브한다. 콩을 사용할 때는 1~2초 정도 토치로 살짝 구워서 내어도 좋다.
'갈리아노 에스프레소'가 없다면, 그냥 일반 갈리아노를 사용하되 15ml만 사용하고
에스프레소 양을 15ml 늘려서 총 45ml를 사용하면 해결될 것이다.
에스프레소마티니의 관건은 높은 온도의 에스프레소를 빠르게 차갑게 식히는 것이다.
베이스가 되는 보드카를 냉동실에서 차갑게 보관된 것으로 사용하면, 에스프레소의 온도와 상쇄면서 해법이 될 수 있다.
에스프레소마티니에 다양한 리큐르들을 추가적으로 사용해서 다채로운 맛을 만들어 내는 것이 유행이지만
사실 갈리아노만큼 잘 어울리는 것도 없긴 하다.
압생트나 삼부카처럼 아니스의 향이 기본적으로 나면서도 거기다 바닐라의 향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에스프레소마티니의 맛을 증폭시키는 데에는 갈리아노가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디스코 드링크의 시대나 플레어바가 유행하던 시기에는 갈리아노가 필수 리큐르였다.
왜냐하면 특유의 길쭉한 보틀 디자인이 불쇼를 하는데 쓸 봉으로 쓰기에 아주 적합했기 때문이다.
리큐르의 맛을 떠나서 그냥 병이 필요해서 구입되기도 했던 비운의 리큐르 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갈리아노의 맛이 다시 재조명되면서 새로운 시대의 칵테일의 중심에 서 있다.
트로피컬 스타일, 크리미 한 디저트타입, 커피 칵테일, 아마로 변태 칵테일, 마가리타 바리에이션 등
당분간은 갈리아노 리큐르를 다양한 스타일로 즐기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보틀도 버리지 말고 몇 개는 모아놓자 언제 다시 불쇼를 해야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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