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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관한이야기

현실적인 위스키 마시는 여러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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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Neat)니, 온더록(On the Rock)이니, 하이볼(High Ball)이니, 어디서 들어본 방법들은 많은데

막상 현실에서 위스키를 마셔야하는 상황에 왔을 때

위스키 마시는 방법을 어떻게 적용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구구 절절 책에서 나오는 이론적인 소리 말고 현실적으로 어떻게 적용할지 알려주겠다.


1. 니트(Neat) or 스트레이트(Straight)

니트와 스트레이트는 어감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결론만 얘기하면

 

'얼음 없이 위스키만' 먹겠다는 소리다.

 

얼음을 포함한 음료 등 아무것도 섞지 않고 오로지 위스키만 즐기는 방법이다.

순수주의자들이 종종 위스키든 다른 스피릿이나 리큐르든

무언가 섞어 먹는 걸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이탈리아인들의 에스프레소를 대하는 태도와 약간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 한잔의 에스프레소를 뽑기 위해 많은 노력이 들어갔을 텐데,

우유든 물이든 섞어버리면 경악하는 것처럼 위스키도 그렇게 대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니트로 마시는 방법은 물론 약간 전문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다만!! 값싼 위스키를 이 방법으로만 마시는 사람들은 센척하거나 고집스러워 보일 뿐이다.

 

유명브랜드의 고 숙성 블렌디드나 한 증류소에서 만든 싱글몰트 등

어느 정도 벨류를 갖춘 좋은 퀄리티의 위스키를 천천히 음미하며 마실 때 이용되는 방법이다. 

 

또한, 내가 처음 마셔보는 위스키라면 처음은 니트로 마셔보는 게 좋겠다.


2. 온더록(On the Rock)

얼음을 넣어서 마시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왜 얼음을 넣을까?한국인이라서?

 

얼음을 넣는 이유는 첫째, 차갑게 하기 위함이고

둘째, 얼음을 녹여서 위스키를 희석시키기 위함이다.

 

위스키를 차갑게 마시고 싶은데 희석시키기는 싫으면? -> 냉장/냉동실에 넣어놨다가 마신다.

위스키를 희석은 시키고 싶은데 차갑게하시는 싫으면? -> 상온의 물만 섞어서 마신다.

 

포인트는 어쨌든 얼음을 타서 마신다는 행위가 술이 어떻게 바뀌는지

인지하고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인들 같은 경우에는 음료를 차갑게 마시는걸 참 좋아한다.

'얼죽아'라는 표현도 있듯이, 커피든 소주든 맥주든 차갑게 마셔야 만족스럽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위스키를 온더록으로 많이 마시기도 하는데

상황이나 술 종류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지성으로 얼음부터 때려 넣으면 너무 아쉽다.

 

내가 처음 마셔보는 위스키라면 첫 시도는 니트가 좋겠고 온전히 이 녀석의 캐릭터를 알게 되면

그때 비로소 온더록으로 마시는 게 괜찮은 방법이라 말할 수 있다.

"아 난 됐고 그냥 얼음!!" 하는 사람들은 그 수준에 평생 멈추게 된다.

 

또한, 저렴한 위스키의 경우에는 캐릭터가 투박하고 거칠거나 알코올이 찌르는 경우가 많으니

이때에도 얼음에 타서 좀 희석시켜 먹으면 부드럽게 마시기 좋을 수 있다.


3. 하이볼(High Ball) - 플레인 탄산수ver. 

가향, 가당이 되어있지 않은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방법이다.

 

앞서 말했듯이, 고가의 좋은 밸류의 고숙성된 블렌디드나 싱글몰트는 위스키 자체로 즐기는 게 좋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그 위스키를 많이 마셔서 이미 맛을 잘 알고 있고

지갑이 넉넉한 상태인데 날씨가 덥고 독한 술을 마시기 싫은 상황이라면

그게 '발렌타인 30년'이든 '시그넷'이든 '조니워커 블루'든 탄산수 섞어먹는건 니 맘이다.

 

지갑이 가볍다면, 그냥 엔트리급 블렌디드 위스키가 하이볼 타먹기에 가장 무난하다.

잘 알고 있는 조니워커 레드/블랙이나, 블랙바틀, 페이머스그라우스, 듀어스, 벨즈 등등

가끔 기분 좋을 때 10~12년급 싱글몰트들도 괜찮겠다. 글렌모렌지, 싱글톤, 글렌피딕 등

피트위스키 하이볼도 말해 뭐 해. 라프로익, 아드벡, 탈리스커 등

 

날이 좀 덥거나, 꿀꺽꿀꺽 가볍게 시원하게 마시고 싶을 때 좋은 음용법이다.


4. 하이볼(High Ball) - 기타 다른 탄산수 및 음료/주스ver.

여기는 이제 취향의 영역으로 분류하겠다.

그놈에 토닉워터든 진저엘이든 분다버그, 콜라, 사이다, 오렌지주스, 크렌베리 주스 등

여기는 간섭하지 않겠다. 취향이라면 알아서 타 드시라.


5. 칵테일(Cocktail)로 마시기

하이볼도 물론 칵테일의 한 종류지만 요즘 워낙 하이볼의 유행이 대단하기도 하고

이제는 아예 다른 한 장르의 대명사로 굳어진 거 같아 따로 빼놓았다. 

여기서는 하이볼을 제외한 칵테일로 봐주면 되겠다.

 

위스키베이스의 다양한 칵테일들이 있다.

올드패션드, 갓파더, 맨해튼, 사제락, 위스키사워, 불바디에 등등

 

바에 놀러 가서 다른 일행들이 열심히 위스키 고를 때

"음.. 난 그냥 위스키베이스 칵테일 마실래"하면서 골라도 좀 있어 보일 지도?

주문할 땐 "위스키 베이스로 클래식한 칵테일 하나 추천해 주세요"라고 하면 딱 좋다.

 

위스키 자체로 마시기에 도수가 살짝 부담스럽고 혀가 좀 지쳤고,

그렇다고 탄산수나 음료를 섞어서 낮은 도수로 마시기는 싫을 때 좋은 방법이다.

 


6. 그 외 기타 

트와이스 업이니 미스트니 플로트니 등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긴 한데

근래에는 실질적으로 현실에서 잘 쓰이진 않는다.

다 말 가져다가 붙이기 나름이다.

 

한국에서 위스키는 기존 문화권도 아니고 가격도 비싸서 접근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그런지 마시는 방법에 뭔가 거창한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하는 버릇들이 있는데

사실 걍 마시고 싶은 대로 마시면 된다.

 

우유 타먹고 싶으면 우유에 타서 마시고

티(Tea)랑 마시고 싶으면 티에 넣어 마시던 티백을 찢어 넣던 하면 되고

커피에 타먹고 싶으면 커피에 타먹고

각설탕 하나를 넣어 마시던, 비터를 몇 방울 떨어뜨려 마시던, 소금 간을 살짝 해 마시던

제로콜라에 타마시던, 과일조각 하나를 넣던, 향신료를 넣던

자기의 취향대로 마시고 싶은 대로 마시면 된다.


 

사실 나는 취향에 맞게 마셔라, 취향껏 해라, 너의 취향이니 니 뜻대로 해라 등등

이런 표현을 좋아하진 않는다. 뭔가 책임전가 하는듯한 기분이 들어서

대신 위에 5가지 가이드를 이미 해 놓았으니 여기서는 봐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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