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텐더들의 최애에서, 이제는 전 세계인의 최애 칵테일"
이 칵테일은 레몬/라임 등 상큼한 착즙 주스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탄산이나 주스, 과일이 들어가는 달달한 칵테일도 아니다.
오로지 술의 조합으로만 이루어진 칵테일이다. 술 + 술 + 술
'네그로니(Negroni)는 진과 캄파리 그리고 스윗버무스, 이 세 가지 술을 조합하여 사용한다.
술로만 만들어진 칵테일인데 너무 독한거 아닌가?
1 : 1 : 1 의 비율로 만들었다고 가정했을 때 희석량까지 고려하면
알코올 도수가 15~20도 사이 정도이다. 한국의 소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술찐이들은 이마저도 독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채로운 향과 맛, 적잖은 당이 포함되어 있어서, 소주처럼 알코올이 역하게 튀는 칵테일은 아니다.
최근에 이 네그로니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가장 인기 있는 칵테일 1위를 차지하기도 한다.
2020년 이전에는 꾸준히 10위권에 있긴 했지만 1위를 한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는데,
2020년 이후 자료들을 보면 네그로니가 1위인 경우를 적잖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이제는 꽤나 유명해 졌고,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찾고 주문을 한다.
소비자인 고객이 아닌 공급자 입장인 바텐더들 또한 입을 모아 칭찬하고 사랑하는 칵테일 중 하나이며,
그들은 이 네그로니의 레시피를 평생 연구하고 고민한다.
칵테일에 관심이 있고 알아가는 단계라면, 네그로니는 절대로 그냥 지나쳐서는 안되는 언젠가 만날 칵테일이다.
네그로니의 특징
"Shut up and Negroni"
세상의 수많은 칵테일 중에서 네그로니가 차지하는 포지션은 '밸런스'이다.
달콤함과 쌉싸름한 맛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다채로운 자극으로 혀를 즐겁게 해준다.
낮은 도수의 칵테일만 좋아하는 사람도 약간의 도전정신으로 상황에 맞게 즐길 수 있고
높은 도수의 칵테일만 좋아하는 사람도 입가심을 하거나 가볍게 즐기고 싶을 때 좋은 선택지가 된다.
"Sweet and Bitter"
어디에 내놓아도 멋진 역할을 할 수 있고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은 이 칵테일이
전 세계 인기 칵테일 1위를 한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은, 여러분들이 맛없는 네그로니를 마시고 '이 딴 게 1위라고?"
라는 반응을 보일까 봐 걱정이다. 부디 좋은 바에 가서 네그로니를 마셔보길 바란다.
'대충 의식 없이 적당히 섞어서 만드는 바텐더는 반성해야 한다'
"Vermouth"
네그로니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용될 술의 브랜드를 지정하는 것과 레시피를 선택하는 것 만드는 과정을 설계하는 것 등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여기서는 '스윗버무스'에 관해 짧게 이야기하고 싶다.
버무스(Vermouth)는 기본적으로 와인이 베이스이다.
도수를 높인 와인에다가 다양한 향과 첨가물을 넣어서 만든 '가향된 강화 와인'정도로 보면 좋다.
외국인에게 '김치'를 설명할 때 '맵고 발효시킨 배추로 만든 피클 같은 거'정도로 설명해 주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수 있겠지만, 김치는 그냥 김치이지 피클이 아니지 않은가?
버무스도 가향된 강화와인보다는 '버무스 그 자체'로 받아들여 보는 게 좋다.
아무튼 이 버무스는 와인 베이스이기 때문에 개봉 후에는 산화하면서 맛이 변질되고 풍미가 변한다.
따라서 어떻게 보관할 것인지가 아주 중요하고 관리가 까다롭다.
업계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편이지만, 개봉 후 짧게는 2주, 길게는 2달 정도를 상미기한으로 잡는다.
어느 업장이든 버무스의 간리가 상당한 골칫거리다.
상미기한을 잘 지키면서 다양한 종류의 버무스를 사용했다가는 버리는 게(보통 바텐더의 입으로 버려짐) 많아지고,
그렇다고 버무스의 종류를 줄이면, 칵테일 맛의 다양성을 추구하기가 어려워진다.
네그로니를 만들 때 진과 스윗버무스의 브랜드는 다양하게 바꿔가며 만들어 볼 수 있지만
캄파리는 고정이다. 그래서 먼저 캄파리를 중심으로 그 주변을 진과 스위트버무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네그로니를 만들 때는 너무 개성 넘치는 진이나 버무스의 사용은 지양하는 게 좋다.
'친자노'사나 '마티니'사의 것이면 충분하다.
"바텐더라면 제발 신선한 버무스로 만들자..."
네그로니에 관해서는 할 이야기가 정말로 많다. 업계의 모든 바텐더들이 마찬가지 일 것이다.
업계 동료들과 가끔 네그로니에 관해 토론을 하다 보면 하룻밤으로는 부족하다. 밤새고 해 뜨는 거 보고 집에 간다.
그만큼 네그로니는 바에서 참 중요한 포지션인 칵테일이다.
앞으로 네그로니에 대해 몇 번은 더 이야기하게 될 것이고,
맛이나, 색깔, 레시피, 만드는 기법 등 예시나 비교대상으로도 많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어서 바에 놀러 가서 네그로니를 주문해 보자
눈이 반짝반짝해진 바텐더가 많은 썰을 풀어주며 만들어 줄 것이다.
궁금한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물어보면 된다. 그게 바텐더가 할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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