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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관한이야기

그 만큼 섹시하다는 뜻이라구욧. - 폰스타 마티니(Pornstar Mart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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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온 더 비치

야한 이름을 가진 유명한 칵테일이 몇 가지 있다.

메뉴판에 Sex가 어쩌구 Fuck이 어쩌니 쓰여 있으면 일단 눈길을 사로잡기 쉽고

손님들은 일행과 함께 깔깔 웃으며 즐겁게 주문한다.

인간의 본능을 자극해서 관심을 끌어내는 좋은 전략일 수 있다.

 

섹스온더비치, 오르가즘, 옥보단, 블로우잡, 섹스머신, 퀵 퍽 등이 있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폰스타 마티니(Pornstar Martini)'가 있다.

이 칵테일은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칵테일이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넘어서 모던 클래식의 자리까지 넘보는 칵테일이다.

 

자칫하면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조심스러운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정말 희한할 정도로 단기간에 많은 사랑을 받게 된 칵테일이다.


폰스타 마티니

 

폰스타 마티니는 2002년 런던의 유명 바텐더인 더글러스 앵커에 의해 만들어졌다.

최초의 이름은 '매버릭 마티니(Maverick Martini)'라고 지었었으나

이 칵테일의 섹시하고 대담한 맛과 외모가 돋보인 탓에(덕분에)

고객들 사이에서 점차 "Pornstar Martini"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게 되었다.

 

나중에 덧붙인 말이겠지만 앵커는 이 칵테일이
'섹시하고 세련되면서도 도발적인 느낌을 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한다.

 

재료는 바닐라보드카 베이스에 패션후르츠시럽(또는 리큐르)
라임주스와 스파클링와인이 사용된다.

 

바닐라보드카 + 패션후르츠리큐르(혹은 시럽)+ 라임주스 + 설탕(또는 시럽)

 

이것을 기본으로 사워칵테일 형태로 제공되기도 하고

스파클링와인으로 채워서 제공되기도 하고

스파클링와인을 따로 옆에다가 다른 글라스에 서브하기도 한다.

 

최초의 형태는 스파클링와인(또는 프로세코)이 별도의 잔에 따로 서브되는 형태였는데

달콤하고 풍미가 짙은 칵테일과 함께 마시면서

서로의 맛을 보완하고, 마시는 재미를 더하기 위한 의도로 생각된다.

 

요즘에는 스파클링와인을 생략하기도 하고
따로 서브하지 않고 피즈스타일의 음료처럼 섞어서 제공되기도 한다.

 

어떤 형식이든지 개인의 해석과 매장의 상황에 맞게 해석해서 선택하면 된다.


애플마티니 코스모폴리탄

 

현재 전 세계적으로 대단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칵테일은

과거의 많은 칵테일들의 포지션을 대체하고 있다.

 

10년 전 정도만 해도 달콤한 타입의 쇼트드링크 장르들,

즉, '마티니 글라스' 라고도 불리는 '스템 달린 쿠페 글라스'에 서브되는 칵테일 중

그 시절 인기 있었던 칵테일인 '애플마티니'와 '코스모폴리탄'의 자리를

지금 폰스타 마티니가 대체하고 있다.

 

애플마티니와 코스모폴리탄이 지금은 조금은 올드한, 촌스러운 이미지가 되었다.

(아 물론 만들기 나름이고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만드는 입장에서 체감하기에는 확실히 예전에 그렇게들 많이 주문하고 많이 마시던

애플마티니 대신에 폰스타마티니를 더 즐기고 있다.

사과 리큐르에 대한 어떤 혁신이 없는 한, 점점 그 자리를 잠식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된다.

 

분명 요즘 레스토랑이나 바에서는 애플퍼커보다 패션후르츠리큐르가 더 많이 쓰이지 않을까?


 

패션후르츠 리큐르중 가장 대표적인 파쏘아(Passoa)이다.

한국에도 현재 적극적으로 수입되고 홍보되고 있어서 찾아보기 쉽다.

프랑스에서 만들었고 브라질산 패션후르츠를 이용해서 만든다고 한다.

 

패션후르츠의 향과 맛을 담고 있고, 리큐르이기 때문에 알코올도 포함되어 있고, 당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바닐라 보드카와 라임주스가 있으면 나머지를 이 리큐르로 뚝딱 만들 수 있어 아주 편리하다.

물론 디테일에 더 욕심이 있다면 패션후르츠 파트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거나

시럽을 추가하거나, 도수를 빼고 싶거나 하려면 얼마든지 더 복잡하게 할 수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간단한 레시피가 필요할 땐 이것 만한 게 없다.

 

단독으로도 토닉워터나 탄산수, 진저엘 혹은 프로세코와 마시기에도 좋고

다른 트로피컬 칵테일에 조미료처럼 살짝만 첨가해도 풍미를 더 살아나게 해 준다.


 

폰스타 마티니에 필요한 재료 중 하나인 바닐라 보드카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바닐라 플레이버를 가진 브랜드가 꽤 다양하지만

국내 한정으로는 앱솔루트와 스톨리치나야 정도가 그나마 구하기 쉬운 편이다.

 

폰스타 마티니라는 레시피를 알기 전까지는 이 바닐라 보드카가 상당히 애물단지였다.

깔루아나 베일리스, 아마레토 이런 카페 디저트스러운 타입의 리큐르들이랑 사용하는 것 외에

딱히 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공부가 부족했던 탓에

서비스로 뿌리거나, 에스프레소마티니 만들 때 조금씩 섞거나, 베일리스랑 섞어서 슈터로 나가거나

억지로 겨우겨우 소진해 내야 하는 술이었다.

 

그나마 폰스타 마티니 레시피를 알게 되어서야 조금 숨통이 트인 정도이다.

만약 칵테일 하나의 레시피 때문에 바닐라플레이버 보드카를 사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바닐라 시럽으로 대체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격도 보드카의 1/3 수준이고, 술이 아닌 시럽이기 때문에 훨씬 사용처가 다양할 것이다.

요즘엔 바닐라 제로시럽 이런 것도 나오니까 당이 부담되면 시도해 보기 바란다.


 

패션후르츠는 현재 칵테일뿐만이 아니라 레스토랑 및 카페에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이 시럽이 약 10년 전에는 칵테일의 조미료처럼 사용되기도 했던 적이 있어서

그때는 손님들 몰래 조금씩 사용하는 등 대놓고 쓰기에 조금 부끄럽기도 했었다.

 

심지어 창작 칵테일 콘테스트가 있을 때는 패션후르츠시럽의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었다.

 

그랬던 패션후르츠가 요즘에는 칵테일 유행의 주도하는 재료 중 하나이고

카페나 레스토랑 등 논알코올 음료에도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걸 보니

역시 유행은 돌고 도는 게 맞는 것 같다. 다음엔 뭐가 유행할지 정말 궁금하다. 설마카시스?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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