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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관한이야기

미드 '섹스앤더시티'에서 기다리던 섹스대신 나오는 코스모폴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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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칵테일들

바에서 칵테일을 주문할 때 고민하는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가끔은 그냥 예쁜 칵테일이 마시고 싶을 때가 있다.

 

물론 잘빠진 '맨해튼'이나 '네그로니'의 컬러도 섹시하고,

미국의 70~80년대에 유행했던 우산이 꽃혀있고 과일 가니시를 올린

트로피컬 스타일의 칵테일도 화려하다고 생각된다.

피나콜라다, 마이타이, 블루하와이, 섹스온더비치 등등

 

맨해튼 네그로니를 마시기에는 좀 무겁게 느껴지고

트로피컬 칵테일을 마시기에는 좀 가볍게 느껴진다 싶을 땐

그 중간 포지션인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을 마시면 적절하다.


코스모폴리탄

 

코스모폴리탄의 개요

일단 코스모폴리탄의 재료는 '보드카'베이스에 '코인트로', '라임주스', '크렌베리주스'

이 4가지가 기본이며, 바텐더의 재량에 따라 소량이 비터나 추가적인 당, 혹은 레몬을 쓰기도 한다.

 

알코올 도수도 적당히 높은 편이고, 상큼한 맛이 입맛을 돋우며

약간의 크렌베리주스가 씁쓸한 맛으로 이 칵테일을 조금은 어른스럽게(?) 만들어 준다.

공산품 오렌지주스나 파인애플 주스를 사용하는 다른 칵테일들보다

상대적으로 아이들 먹는 사탕 같은 맛이 덜하다.

 

이 칵테일이 미디어에 노출이 되어 큰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며 흥미로운 현상이다.

덕분에 당시에 미국인들을 bar로 불러들여 술을 마시게 만들었고

그 중심에 코스모폴리탄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지금 한국에서는 '하이볼'이 그 역할을 하고 있고, 이 분위기를 몰아서

하이볼보다 뭔가 더 꽂힐만한 칵테일이 미디어의 힘을 받아 유행하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 2~3년 사이에 넷플릭스 유명 한국 드라마에서

등장인물이 바에서 멋들어지게 칵테일을 주문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bar업계에 재미있는 바람이 불 것이다.

제발 그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칵테일이 모히또나 피나콜라다가 아니길 바란다.

정신 제대로 박힌 작가라면 좀 더 멋진 클래식한 칵테일을 등장시킬 것이다.

 

스토리 상황이나 등장인물의 성격도 고려해야겠지만

어쨌든 네그로니나 다이커리 김렛 마가리타 올드패션드 진피즈 사이드카 같은 것들이긴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압생트가 들어간 칵테일을 다뤄주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제발 술에다가 불은 그만 붙이자..


예쁜 코스모폴리탄 칵테일

 

코스모폴리탄의 베이스 '보드카'

이야기가 잠시 딴 대로 샜는데 어쨌든 코스모폴리탄은

그 당시의 미국인들을 강력하게 매료시킨 만큼 아름다운 비주얼이 특징이다.

 

차갑게 칠링 된 샤프하게 뻗은 스템 달린 칵테일글라스에,

공기와 함께 잘 셰이크 된 음료를 정성스럽게 따라내고

절제된 가니시를 예쁘게 올려내어 갓 서브된 따끈따끈한 코스모폴리탄은

당신의 카메라 셔터와 군침이 터져 나오게 할 것이다.

 

코스모를 주문할 때의 약간의 팁이 있다면, '보드카'를 뭘 쓰는지 물어봐라

아주 낮은 확률로 진(Gin)을 사용하는 바텐더도 있다.

그 기주를 이래라저래라 할 필요는 없지만, 뭘 사용하는지 아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다양한 보드카 종류

 

앱솔루트오리지널, 스톨리치나야, 케틀원, 스미노프, 시락, 그레이구스, 티토스, 등

어떤 브랜드를 사용하는지, 그리고 가향이 안된 오리지널 보드카를 사용하는지

가향이 된 플레이버드 보드카를 사용하는지 정도는 인지하고 마시는 게 좋다.

 

개인적으로는 '그레이구스' 브랜드를 추천한다. 개성 넘치는 느낌은 아니지만

실패 없이 안전하고 고급스럽게 칵테일의 퀄리티를 올려준다.

가향이 되지 않은 오리지널 버전으로도 잡내라던가 화학약품 맛이 거의 나지 않고

깔끔하고 부드러운 인상이 있어서 코스모폴리탄의 맛을 한층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만들어 준다.

 

'그레이구스 시트론 버전'으로 마신다면 집에 가기 싫어질지도 모른다.


코스모폴리탄의 예쁜 컬러

 

코스모폴리탄 레시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도 몇 가지 얘기해 보겠다. 일단 레시피를 살펴보자.

 

IBA레시피 기준으로는

 

45ml 보드카
15ml 코인트로
15ml 라임주스
30ml 크렌베리주스

 

이대로 만들면 생각보다 맛이 없다. 알코올 튀는 맛도 나고 씁쓸하고 떫은맛도 나면서

게다가 밍숭맹숭한 느낌도 있다. 사실 이 레시피가 왜 IBA공식 레시피 인지 모르겠다.

서양인들의 입맛은 좀 다른 건지 아니면 재료가 현지에서는 한국이랑 다른 맛이 나는 건지 추측할 뿐이다.

 

한국인들 입맛에는 술을 조금 줄이고 당도를 좀 올리는 것이 맛있게 느껴질 것이다

한국 조주기능사 시럼 레시피를 참고해서 만들어봐도 좋지만

지금은 여기서 내가 제시하는 레시피를 참고해 주면 좋겠다.

 

40ml 보드카
20ml 코인트로
15ml 라임주스
20ml 크렌베리주스
5ml 심플시럽

 

일단 심플 시럽을 추가한 이유는 애초에 당이 부족한 이유도 있고,
코인트로와 크렌베리주스에 적잖은 당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부족하다.

서로 성격 많이 다른 네 가지의 재료를 한데 묶는 역할도 한다.

 

5ml 넣어봤자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바텐더라면 화이트레이디(White Lady)나 사이드카(Side Car)로 실험해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대신 이때는 3~4ml 정도로 용량을 줄여서 해보자.

 

코스모폴리탄에 시럽?

숙련된 바텐더라면 심플시럽을 전혀 넣지 않고도

잘 섞어낸 맛있는 화이트레이디와 사이드카를 만들 수 있다.

대신 약간의 심플시럽을 더하면 섞는 난이도가 조금 낮아질 뿐만 아니라

약간의 감칠맛을 더해 주면서 칵테일을 조금 더 맛있게 느껴지게 만든다.

 

*시럽을 쓰지 않는 이유는 '오리지널리티를 중요시하는 바텐더 개인의 태도'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쓰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

 

칵테일의 색이 조금 더 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면

심플시럽 대신 그레나딘시럽으로 대체하면 된다.

대신 시럽의 양을 조금 줄여야 할 것이다. 본인이 원하는 컬러와 당도를

서로 적당히 타협하면서 레시피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된다.

 

게다가 코스모폴리탄은 재료도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구하기 쉬운 것들이라

홈텐딩이나 파티, 혹은 캠핑에 가서도 만들어 마시기 좋은 칵테일이다.

홈텐딩 버전은 조만간 따로 글을 올리도록 하겠다.


시원한 코스모폴리탄

 

마지막으로, 바에 가서 멋지고 능숙하게 주문하고 싶다면 이렇게 해보자.

 

'이봐 바텐더, 여기 코스모폴리탄 한잔,

아 참, 그레이구스로, 젓지 않고 흔들어서, 올리브는 빼고'

 

과하지 않게 딱 이 정도 주문이면 당신은 그 바에서 모두의 관심과 존중은 받게 될 것이고,

서비스로 데킬라를 몇 잔 받게 될지도 모른다.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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