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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관한이야기

'마티니(Martini)'를 시켰더니 올리브가 같이 나왔는데 이거 먹어도 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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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니와 올리브

 

기분 좀 내고 싶어서 멋진 bar에 가서 '에헴 칵테일이나 마셔볼까' 하고 메뉴판을 펼친다.

무슨 뜻 인지 알아보기 더럽게 힘든 메뉴판을 열심히 보다가 반가운 '마티니(Martini)'가 보여서 시켰다.

그런데 마티니에 올리브가 3개 정도 꽂혀서 나오는 게 아닌가? 당황하지 않고 일단 받긴 했는데

 

이제 이 올리브를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거치적 거리는데 좀 치워도 되는 건가? 아니면 먹어도 되는 걸까?


 

 

다양한 종류의 올리브

마티니에 올리브가 나오는 이유

마티니가 유행하기 시작한 19세기말, 20세기 초반에 칵테일에 장식을 하는 게 유행이었다.

레몬장식, 오렌지, 체리, 펄어니언, 민트, 설탕테두리 등 많은 시도가 있었고

올리브(Olive)는 당시 쉽게 구할 수 있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장식물로 선택되었다.

 

마티니의 주요 재료는 진(Gin)과 드라이버무스(Dry Vermouth)인데,

드라이하고 독한 레시피로 먹는 게 유행인 이 술을 그나마 먹기 쉽게 만들어 준 게 올리브다.

 

올리브의 약간의 염분과 기름기는 마티니의 드라이함을 상쇄해 주면서

추가적으로 깊은 맛과 복잡한 풍미를 더해주었고, 입맛을 돋구어 주면서

마티니를 식전에 먹기에 좋은 칵테일로 자리매김하게 해 주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마티니는 올리브와 함께 제공되는 전통으로 굳어진다.

 

결론적으로, 올리브가 마티니에 들어가게 된 이유는 단순한 장식의 기능이 아닌

음료의 맛을 보완하고, 식사의 한 코스로서의 역할을 하고,

시각적으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주기도 하며, 함께 곁들여 먹는 재미를 주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결합된 결과이다.


 

마티니에 올리브를 올려주는 바텐더

그래서 먹어도 되는 건가?

결론은 먹어도 된다. 못 먹는 올리브를 제공하는 bar가 있다면 거긴 가지 마라.

그리고 웬만하면 같이 곁들여 먹는 게 좋다. 먹어도 된다 안된다가 문제가 아니라 그냥 같이 먹어라.

 

일반적으로 바텐더들은 마티니에 함께 제공될 올리브를 진심으로 설계한다.

브랜드를 신중하게 고르고 골라서, 내가 만든 마티니에 어울리는 녀석으로 선정한다.

 

씨가 있는 걸로 할지 없는 걸로 할지

크기는 얼만한 걸로 할지, 잔 크기와 어울리는지

수량은 몇 개를 줄지, 음료의 양과 함께 먹기에 적당한지

속이 채워진 올리브인지 비워진 올리브인지

버무스 원산지(이탈리아 혹을 프랑스)에 따라서 올리브 원산지도 따라갈지

염분이나 기름기는 어느 정도 인지

전체적인 올리브의 맛과 질감은 어떠한지

 

 

이러한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해서 마티니의 전체적인 맛과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그냥 적당히 올리브 싼 거 시켜서 적당히 꽂아서 서브되는 게 아니란 말이다!!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고 맛있게 먹으면 된다.


다양한 서브 방식의 마티니

마티니의 올리브 먹는 방법

당신은 냉면을 먹을 때 고명으로 올라간 계란을 언제 먹는가?

1. 냉면이 나오자마자 계란부터 먹는 사람도 있다. 계란이 위를 보호해 준다나
2. 냉면 먹는 중간에 면이랑 곁들여 먹고 노른자를 으깨서 육수에 풀어서 먹는 사람도 있다.
3. 따로 빼놨다가 냉면 다 먹고 디저트처럼 마지막에 먹는 사람도 있다.

 

마티니도 마찬가지다. 아무 때나 본인이 먹고 싶은 스타일대로 먹으면 된다.

대신, 먹는 방법에 따라 장단점과 특징이 있으니 확인해보자.

 

1. 마티니가 나오자마자 올리브부터 집어 먹어도 괜찮다.

입에 가득한 올리브의 풍미가 뒤에 따라올 마티니의 맛과 어우러지면서

독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마티니의 맛을 어느 정도 중화 시켜주는 역할도 하고

복잡하고 재미있는 조화로운 맛이 느껴질 것이다.

 

2. 마티니를 마시는 중간에 마셔도 좋다.

올리브를 씹어 먹기 전 깔끔하고 독한 마티니를 먼저 즐기기도 하고

올리브를 씹고난 후의 위 1번의 맛도 즐길 수 있어서 두 가지 맛을 다 즐기기에 좋다.

 

3. 술 다 마시고 마지막에 마셔도 좋다.

올리브의 향이 마티니를 깔끔하고 날것 그대로의 맛을 더럽힌다고 생각되면

술의 맛만 집중해서 즐긴 후에, 디저트처럼 즐겨도 괜찮다.


시원하고 깔끔한 마티니와 올리브

올리브에 관한 몇 가지 팁

1. 더 달라고 해도 된다.

집에 싸갈 생각은 하지 말고, 적당히 몇 개 더 먹고 싶으면 요청해도 괜찮다.

 

2. 작은 접시나 냅킨을 요청한다.

글라스에서 잠깐 빼놓고 싶으면 작은 접시를 요청해서 꺼내놓고 마셔라

그리고 씨 있는 올리브라면 씨도 뱉어 놓기 좋다.

 

3. 안 먹어도 됨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올리브를 좋아하지 않으면 안먹어도 괜찮다.

 

4. 애초에 주문할 때 요청해도 됨

마티니 주문할때 올리브에 대한 부분을 요청해도 괜찮다.

따로 서브 해달라거나, 씻어달라거나, 수량을 조정하거나 해도 괜찮다.

안 먹을 거면 이때 얘기해도 괜찮다.

No olives, just lemon peel, Please.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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