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술에관한이야기

모던 클래식의 대표 칵테일 페니실린(Penicillin)으로 변태 칵테일 입문하기

반응형

페니실린(Penicillin) 칵테일

군대시절 나의 소대장은 한국 인디밴드나 외국의 정체 모를 음악들을 좋아하던 사람이었다.

당시에는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대대장님에게 CD를 인가 받고 군내로 들여와야만 했다.

인가받지 않은 CD나 기타 음원들은 함부로 들을 수 없었다.

그저 TV에서 나오는 대중음악에만 열광하던 우리를 위해 소대장님은
각종 한국의 인디밴드 음악과 어렵게 느껴지는 외국 음악들을 들려주었다.

 

라드오헤드나 다프트펑크, 언니네이발관과 브로콜리너마저 같은 것들이었다.

 

그 당시 그가 버릇처럼 하던 말이 지금도 가끔씩 떠올려진다.

 

"한국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쉽게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너무 좁다"

 

한국에서의 칵테일도 마찬가지이다.

80년대 90년대 유행했던 웨스턴바, 플레어바, TGI프라이데이에서는

사워믹스와 공산품과일주스를 기반으로 형형색색의 시럽을 이용한 칵테일들이 대세였다.
분명히 그때는 그런 것들이 강렬했을 것이다.

색깔이 예쁜 칵테일들

2000년대 그때 당시의 레시피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고,

그때에 젊음을 즐겼던 기성세대들은 '그것들만'이 칵테일의 전부라고 아직도 생각하는 듯하다.

대중적으로 비춰지는 칵테일의 대표적인 이미지는 여전히

빨강파랑노랑초록의 컬러풀한 음료와, 파인애플잎과 체리, 우산, 빨대로 장식된 칵테일이다.

 

불바디에 다이커리 진피즈 맨해든 올드패션드가 모든 사람들에게 익숙해지려면
Bar업계가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너무나 멀다.


샘 로스 (Sam Ross)

'샘 로스(Sam Ross)'라고 하는 업계에서 아주 유명한 바텐더가 있다.

모던 클래식의 아버지로 불리우며, 그의 칵테일 레시피는 현재 전 세계는 물론이고

국내의 바텐더들에게도 많은 귀감이 되고 사랑받고 있다. 한국의 칵테일변태들을 양성하는데 큰 이바지를 했다

 

그의 독특하고 재미난 레시피는 현재 대부분의 바에서 다뤄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다양하게 응용되고 연구되어 그의 레시피를 참고한 칵테일이 넘쳐난다.

현대적이기도 하고 옛스럽기도 한 샘로스의 전 세대를 아우르는 칵테일은 정말 매력적이다.

 

페니실린 칵테일

샘로스의 대표적인 칵테일 '페니실린(Penicillin)'

교과서에 나올법한 클래식 칵테일들이 슬슬 질려가는 사람이라면

샘로스의 칵테일을 즐겨보면 새로운 자극이 되고 좋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모던클래식의 시작을 알렸다고 평가받고 있는
'페니실린(Penicillin)'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피트위스키와 생강의 조화가 참 독특하고 재미있는 맛을 낸다.

어쩌면 누군가에겐 꽤나 자극적이고 어렵게 느껴지는 맛일 수도 있지만

그 마성의 매력은 이 칵테일의 현재의 명성으로 이미 증명되었다.

 

조심스럽게 호불호가 있는 맛이라고 소개되기도 하지만

새콤달콤함과의 밸런스도 좋기 때문에 이 정도의 난이도는 반드시 경험해 보아야 한다.

 

칵테일의 구조는 위스키사워를 포함한 기타 사워류의 칵테일과 동일하다.

위스키 + 시트러스 + 당

 

이 공식에서 약간의 변형을 주어서

 

(위스키and피트위스키) + 레몬주스 + 허니진저시럽

 

이 정도의 공식이 되겠다.

 

허니진저시럽을 뜯어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꿀과 생강으로 만든 시럽인데,

보통은 생강을 착즙 한 주스에 설탕을 섞어만든 생강시럽에 꿀을 첨가 하여 만드는 형태가 많다.

물론 시중에서 판매하는 공산품 허니진저시럽을 사용해도 괜찮다.

 

생강을 착즙 하지 않고 머들링 해서 사용하는 등 프로세스는 다양하지만
핵심 키워드는 생강과 꿀을 포함하기만 하면 된다.

 

재료 특성상 감기기운이 있는 손님에게 바텐더가 처방해 준다라는 느낌으로 서브되기도 한다.


다양한 진저비어

칵테일 재료로써의 생강

국내에서는 아직도 생강이 들어간 음료가 익숙하진 않다.

바를 좀 다녀본 사람들은 워낙 많이 사용되는 생강시럽이나 진저엘 진저비어에 익숙하겠지만

초심자들에게 칵테일에 생강이 들어간다고 소개하면

대부분 겁을 먹고 경계를 먼저 하게 된다.

 

제임슨진저엘, 모스코뮬, 켄터키뮬, 다크앤스토미, 하이랜드쿨러 등

기본적으로 바에서 사용되는 레시피에는 생강을 이용한 칵테일이 상당히 존재한다.

 

겁먹지 않아도 되는 게, 보통은 대놓고 생강을 씹었을 때 나는 직관적인 맛이 아니라

약간의 알싸함과 자극적인 향을 통해 술의 풍미를 올려주는

향신료로써 보조해 주는 역할로 작용하기 때문에 겁먹지 말고 시도해 보면 좋겠다.

 

현대에 새로이 만들어지는 레시피 중에서 피트를 포함한 위스키나 꼬냑, 다크럼처럼

짙은 브라운 스피릿 베이스의 칵테일이나, 아마로계열의 리큐르를 포함한 풍미 짙은 칵테일에는

생강시럽을 사용하여 풍미의 입체감을 올려주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페니실린'이다.


아일라 피티드 위스키들

칵테일 재료로써의 과감한 선택 '피티드위스키'

페니실린을 구성하는 핵심 재료인 피티드 위스키에 대한 이야기도 꼭 해야 한다.

이제는 워낙 유명해져서 위스키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그 명성을 한 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캠프파이어 맛, 재떨이 맛으로 악명이 높기도 하고,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특유의 터프하고 중독성 있는 매력으로

정말 많이 사랑받고 있는 위스키의 카테고리 중 하나이다.

나도 지금은 웬만한 피트는 무난하게 즐기는 수준이지만

10년 전 처음 마셨던 라프로익의 강렬한 감동의 순간은 잊을 수 없다.

 

그 강렬한 피티드 위스키 소량을 마지막에 살짝 플로팅 하여 페니실린은 비로소 완성된다.

가성비로는 탈리스커이지만 기왕 마실 거면 요금을 더 지불하고 라프로익이나 아드벡으로 마시길 추천한다.

물론 지갑사정이 넉넉하다면 라가불린 16년도 괜찮다.


매니악한 칵테일의 입문 페니실린

 

자극적이고 독특하고 매니악한 풍미의 칵테일에 한번 입문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면

페니실린만큼 제격인 칵테일이 또 없다.

너무 과하지도 않고, 딱 적정선의 적당한 변태 같은 맛을 간 보기에 좋은 칵테일이 될 것이다.

 

다음에 바에 가면 꼭 페니실린을 주문해 보자. 메뉴판에 없어도 괜찮다.

요즘 페니실린 모르는 바텐더는 없을 테고, 재료도 웬만하면 다 갖추고 있다.

 

바텐더에게 '혹시 페니실린 가능한지'문의하면

"음.. 뭘 좀 아는 녀석이군.."과 같은 반응을 보이며 즐겁게 만들어 줄 것이다.

 

 

Cheers!!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