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술에관한이야기

올드패션드(Old Fashioned), 가장 트렌디한 가장 오래된 칵테일 레시피

반응형

오래된 멋진것들

 

시대를 불문하고 유행을 타지 않는 영원한 스테디셀러들이 있다.

비틀즈의 음악이 그렇고, 김광석의 목소리는 시대를 초월하며, 까뮈의 이방인은 영원히 읽힐 것이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작품들은 업계 특정 장르의 교과서적으로 여겨지고 있고

스탠리 큐브릭 영화의 비주얼이나 연출기법 스토리텔링은 아직도 많은 감독들이 오마주 하고 있다.

 

'샤넬 넘버 5'는 출시된 지 10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사랑받는 클래식 향수이며

'올드 패션드' 칵테일도 100년은 가뿐히 넘었지만 매년 최고의 칵테일 10위 안에 당당히 있다.

 

현대인들이 사랑하는 가장 오래된 칵테일 올드패션드에 대해 알아보자


올드패션드 만드는 장면

올드패션드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

올드패션드를 한글로 해석하면 어떤 의미가 될까?

옛날 스타일, 오래된 방식, 예전 방식, 구식 정도로 해석될 수 있다.

 

1800년대 후반 1900대 초반 칵테일의 황금기라고 불리는 시대에

다양한 리큐르와 버무스 시럽 비터 등이 칵테일에 적극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하면서

점점 화려하고 복잡한 스타일의 칵테일을 즐겨 마시곤 했었다.

 

하지만 그 시대 아저씨들은 그런 황금기니 어쩌니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었고

그냥 옛날 1800년대 초반에 마시던 단순하고 전통적인 방식을 그리워했다.

 

마치 현대의 전자음악이나 가상악기사운드에 귀가 지친 40~50대들이

진짜 드럼과 어쿠스틱사운드, 건반악기를 이용한 음악을 그리워하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그 아저씨들이 바텐더에게 주문을 하던 멘트가

"이봐 친구.. 미안한데 그냥 옛날방식(Old Fashioned)으로 만든 걸로 한잔 부탁해"

라고 주문하곤 했다.

 

그 옛날 방식이 바로 현대의 올드패션드의 초기형태인 위스키 + 물 + 설탕 + 비터의 조합이었다.

그런 식으로 그때 바텐더들은 아저씨들이 좋아하는 올드패션드방식의 칵테일을 만들어주었고

이 주문 멘트가 굳어지다 보니 결국 Old Fasioned 자체가 이 칵테일의 이름이 되었다.


올드패션드 재료들

올드패션드의 재료

1. 위스키(증류주)

가장 기본적으로 술이 일단 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진짜 옛날에는 다양한 증류주가 이것저것 사용 된 모양이지만

현대의 레시피는 보통 미국에서 생산한 버번이나 라이를 사용한다. 럼이나 데킬라 올패도 있지만 일단 논외

 

2. 설탕

옛날에는 아마 주방에 그냥 아무렇게나 있는 설탕을 사용했을 테고 그것은 보통 각설탕이었을 것이다.

보관도 용이하고, 조각조각 보관된 각설탕은 시각적으로 계량하기에도 편했을 것이다.

 

현대에는 시럽이 대중화되었기 때문에 보통을 시럽을 사용하는 편이다.

한번 만들어 놓으면 훨씬 더 디테일하게 계량하기도 쉽고 풍미의 선택과 비율 설정에 유연하다.

물론 정말 전통적인 레시피와 방식을 좋아하는 바텐더는 아직도 각설탕을 사용하기도 한다.

 

3. 비터

올드패션드의 역사는 앙고스투라 비터의 역사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인이 아닐 것이다.

1824년에 처음 개발된 앙고스투라 비터는 소화 촉진제의 역할을 하면서 군 병원에서부터 주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1800년대 중반쯤부터 상업적으로도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이 특유의 맛이 입소문을 타게 되어

결국 칵테일의 풍미를 더하는 데 사용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다.

 

간혹 앙고스투라 아로마틱 비터를 오렌지 비터나 페이쇼드 비터나 다른 비터로 대체하면 안 되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대체하면 안 된다.

 

4. 물

1800년대의 증류주들이 지금처럼 깔끔하지 않고 도수도 높다 보니 맛을 조금 중화시키기위해서 물을 타곤 했었다.

현대의 위스키는 그때보다 맛도 부드럽고 깔끔하고 풍미도 훨씬 좋아서 물을 첨가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얼음에 넣어서 희석을 시키는 정도로만 해도 적당할 것이다.

술과 시럽과 비터를 물이 이어준다는 이미지로 저어주면서 녹이면서 섞어주면 된다.

 

반응형

심플한 매력 올드패션드

올드패션드 레시피

일단 IBA의 공식 레시피를 살펴보자

Old Fashioned
45ml Bourbon Whiskey or Rye Whiskey
1 Sugar Cube
Few Dashes Angostura Bitters
Few Dashes Plane Water

 

이래버리면 큐브 한 조각의 용량이 어느 정도인지, 약간의 비터와 물의 양은 얼마인지 알 수가 없다.

엄마 레시피를 보는 것 같다. 이 정도 적당히 이 만큼 한 줌 약간 뚝딱 푸슉 파팟 완성!!

 

용량으로 좀 더 자세히 환산해서 적용해 보면

60ml Bourbon or Rye
3~5ml Rich Demerara syrup
2~3 Dashes Angostura Bitter 

 

공식레시피의 '물'은 그냥 얼음에 넣고 저으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희석량으로 대체 가능하다.

서브하기 직전에 오렌지 껍질의 에센스를 꼭 짜서 장식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자.

 

재료를 섞을 때는 바스푼으로 잘 저어주되, 수평으로만 젓지 말고 수직으로 위아래로 들썩들썩 해주면서 저어주면

훨씬 더 일체감 있게 잘 섞이고 온도도 일정하게 전달되어 더욱 완성도 있는 올드패션드가 완성될 것이다.


흑백사진 바텐더

 

특히나 오래된 이 올드패션드 칵테일은 단순한 술과 설탕 비터의 조합이 아니다.

시간의 흐름과 역사, 인류가 쌓아온 이야기, 수많은 사람들이 나눈 추억과 고민들이 담겨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오래된 칵테일의 형태인 올드패션드는 현시점 가장 트렌디한 칵테일이기도 하다.

오래된 것의 멋, 클래식한 멋에 대한 욕구는 어느 장르에서든 인간의 욕구를 자극하는 것 같다.

 

가끔은 복잡한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바의 어두운 조명아래 잠시 멈춰 서서

단순한 클래식에서 느낄 수 있는 멋을 느끼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Cheers!!

반응형